• 2024. 1. 19.

    by. 세아이아빠(행복세배)

    오랜만에 육아기록을 쓰게 된다.

     

     

    육아에 있어서 아빠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은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찾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게다가 모유수유를 할 수도 없으며 아이도 아빠 품보다는 엄마의 품을 편하게 생각한다.

    일을 하기 때문에 밤에는 편히 자야 한다며 함께 잠을 자지도 않는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세상에 나와 가장 편한 엄마품이 있는데 굳이 아빠품에 안겨야 할까??

    아빠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아이가 나왔지만 아이도 불편해하는데 내가 굳이 나서야 할까??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아빠품에 안긴 아이가 우니 힘들어도 그냥 내가 하는 게 낫다.

     

    이 입장들이 있기 때문에 점차 아빠와 아이는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보 아빠가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먼저 아빠가 할 수 없는 일을 찾아보자.

    아빠가 할 수 없는 것은 모유수유이다.

    그 외의 것들은 아빠의 노력. 엄마의 기다림. 주변 사람들의 지원으로 가능하다.

     

    그래서 몇 가지를 추천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아빠만 따로 자지 않기.

    밤수유를 하는 아기들은 2~3시간마다 깬다.

    그러면 함께 자는 사람들도 2~3시간마다 깨야 한다는 것이다.

    이 텀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아마 어떤 날은 한숨도 못 자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함께 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아빠의 품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는 시간에 아빠의 도움도 분명히 필요하다.

    아기 분유를 탈 때 잠시라도 안고 있어줘야 할 사람이 있어야 하며

    기저귀를 갈 때에도 혼자서 하기엔 쉽지 않다.

    2. 분유는 아빠가..

    아빠가 모유수유를 할 수 없다면 아이와 친밀해질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분유이다.

    아기에게 엄마가 최고인 이유는 바로 수유에 있을 것이다.

    나를 배부르게 해 줄 수 있는 사람..

    엄마도 아이에게 수유를 하면서 귀여운 아기를 자세히 볼 수 있다.

    분유 먹는 아기의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밤수유도 가능한 아빠가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아빠들도 일을 하고 와서 매우 피곤할 상태이긴 하겠지만

    엄마는 24시간 우는 아기를 위한 대기조인만큼 수유하는 시간만큼은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단, 아빠들은 대체로 자는 귀가 밝지 않다.....

    나 역시도.... 그래서 몇 번 차이기도 했었다....

     

     

    3. 아이와 목욕하기.

    사람 간 관계를 맺는 데에는 라포가 형성되어야 한다.

    무엇인가 관계가 가까워질 만한 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신생아와 관계를 맺는데 가장 좋은 것은 스킨십이다.

    엄마들은 아기를 낳고 캥거루 케어를 하면서 아기가 안정감을 갖게 하기도 하지만

    엄마의 모성애가 높아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다.

     

    그렇다면 아빠는 아기에게 목욕을 하면서 아빠의 품도 편안함을 느끼게 하고

    아빠도 목욕하는 아기를 보면서 부성애를 갖게 될 것이다.

     

    또한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엄마들은 온몸의 뼈가 쑤시는 만큼

    아기의 목욕은 손목에 많은 무리가 가게 된다.

     

     

    4. 아기에게 아빠품이 익숙하게 만들어주기

    목욕하기에서도 말했듯 엄마들은 아기를 안아주면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간다.

    그래서 안아주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래도 아기가 울면 어찌 안아주지 않을 수 있겠나...

    내 손목이 부서지더라도 안아줘야지.....

     

    이럴 때 아빠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아기가 아빠품이 익숙해지도록 많이 안아주고 아빠 냄새도 익숙하게 해줘야 한다.

    이때부터 아빠품이 익숙해지지 않으면 나중에 커서도...

    10킬로가 넘어가도 아빠품이 아닌 엄마품에 안겨있을 것이다.

     

    연애할 때는 조그마한 백도 무겁다며 들어주던 남자가...

    10킬로 되는 아기는 엄마가 안아줘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초보아빠가 꼭 해야 할 역할들을 이야기해봤다.

    계속 아빠가 해야 한다. 아빠가 참여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여기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지원과 믿음이다.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다 잘할 수 없으며 아빠들에게 육아는 시도도 해보지 않은 영역일 수 있다.

    아기를 안아보는 것도 처음인 아빠들이 대부분일 텐데..

    어떻게 처음부터 야무지게 잘할 수 있을까??

     

    나의 아내도 내가 첫 아이의 목욕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불안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목욕은 아빠가 해달라고 했으니 믿고 맡겼던 것이다.

    그러니 나도 목욕은 꼭 내가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했었다.

    야근을 할 수 없는 이유가 아이 목욕이었다.

    그렇게 첫 아이의 목욕을 100일 때까지 내가 전담하면서 아이와 애착이 형성됐고

    이 과정은 둘째 셋째 때도 동일하게 되면서 아빠로서의 역할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빠로서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다면 위의 4가지 중 단 한 가지 만이라도 해보세요.

    내가 진짜 아빠가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